​장기간 지속되는 폭염에 그동안 활동량이 많이 줄었습니다.

집에서 불과 500m 거리의 은행을 다녀오는데도 옷이 땀으로 젖습니다.

하루에도 샤워를 몇 번씩이나 하고 빨랫감이 팍팍 쌓입니다.

호남과 충청, 수도권은 비가 자주 내렸지만 영남지역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산간계곡으로 피서를 가도 물은 빈약하게 흐를 뿐입니다.

지난 8월10일, 평창의 백운산을 다녀온 이후로 등산은 거의 포기하다시피 지냈습니다.

동네 뒷산도 가지 않았더니 요즘은 걸음걸이 자세까지 이상해진 듯 했습니다.

날씨가 시원해지기까지 기다렸다가는 앉은뱅이가 되고 말겠다는 위기감마저 들어서

결국 어제는 폭염을 무릅쓰고 등산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산행지로 삼았던 충청북도 제천시 수산면 금수산의 날씨가 흐렸다가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가 있어서 갔습니다.

여름철 비는 빌려서라도 맞는다니까요.

충청북도 제천의 금수산(1,016m)은 이름 그대로 옛날부터 아름다운 산이었습니다.

그런 데다 서쪽으로 휘감아 도는 남한강을 가로막은 충주댐의 큰 호수가 생긴 이후로는 

그 조망이 아름다운 산으로서 더욱 유명세를 얻은 산입니다.

필자는 어제 두 번째로 금수산을 갔었는데요,

이번에는 망덕용아능선을 가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이 능선은 금수산의 비경을 가장 잘 보여주는 백미코스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위험한 암릉지대이기 때문에 출입을 금지하고 있지만 국립공원 비탐구역처럼 감시원이 

지키고 있지 않아서 자신만 있다면 갈 수가 있습니다.

필자가 선택한 등산로는 거리가 짧은 대신 난코스가 많고 아름다운 비경이 발길을 붙잡는 관계로

넉넉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등산코스 : ‘락이네’민박-금수산-망덕봉-망덕용아능선-능강계곡-능강교

*거리 : 10km

*소요시간 : 7시간(점심식사 및 휴식 포함)

오전9시36분, 충청북도 단양시 적성면 하방리 적성대교에서 하진교차로로 접근하는 중입니다.

위쪽의 교량은 중앙고속도로(대구-춘천)입니다.

교각 사이로 보이는 구름 덮인 산은 단양군 가곡면 사평리의 용산봉(943.9m)입니다.

오전9시45분, 단양군 적성면 상리 911-8 상학주차장에서 출발합니다.

금수산은 운무에 뒤덮여 있습니다.

계단이 있는 맞은편 입산 안내판으로 갑니다. 

두 갈래로 나눠지는 금수산 들머리인데요,

왼쪽은 ‘락이네’민박을 지나 서팽이고개로 올라가고 오른쪽은 남근석공원을 지나 

망덕봉삼거리로 올라가는 길입니다.

망덕봉삼거리로 올라가면 금수산을 왕복해야 하므로 필자는 서팽이고개로 올라가서 

금수산을 바로 넘어가기로 합니다.

오전10시5분, ‘락이네’민박 옆 서팽이고개 들머리입니다.

이곳에서부터 본격적으로 금수산 등정을 시작합니다.

임도로 올라가는 비탈의 숲길이 이렇게 좋습니다.

오전10시13분, 임도까지 올라와서 다시 계단으로 올라갑니다.

오전10시33분, 서팽이고개에 도착하니 서쪽 골짜기에서 제법 시원한 골바람이 올라옵니다.

금수산까지 1.1km라고 표기되어 있는데 직선거리인 것 같습니다.

전망대를 지나서 금수산삼거리에 도착하면 거리가 다시 늘어납니다.

전망대 암벽으로 올라가는 계단입니다.

위에 전망대가 보입니다.

오전10시53분, 

전망대에 도착하여 금수산 동남쪽 골짜기인 단양군 적성면 상리 마을을 내려다봅니다.

짙은 구름이 시야를 방해하고 있으나 상리와 적성저수지는 확인이 됩니다.

오전11시18분, 금수산에 도착하여 주변을 둘러봅니다.

맑은 날씨였다면 백두대간의 소백산 능선은 물론 더 먼 산들과 충주호를 보게 되는데 

그렇지 못하여 아쉬움을 남깁니다.

왼쪽 능선이 망덕봉 방향이고 오른쪽은 단백봉(900m)입니다.

단백봉 뒤에서 얼굴을 내민 돌산이 동산갑오고개로 내려가는 용바위봉입니다.

금수산에서 망덕봉삼거리로 내려갑니다.

오후12시10분, 망덕봉에 도착했습니다.

망덕봉은 주변에 나무가 무성하여 조망이 전혀 없습니다.

정상석의 글씨체만 마음에 들 뿐입니다.

망덕봉에서 망덕용아능선으로 내려가고 있습니다.

만약에 비가 내린다면 포기했을 겁니다.

그러나 일기예보와는 달리 햇빛이 쨍쨍하여 그냥 진행하였습니다.

망덕용아능선을 내려가면서 남서쪽으로 보는 풍경입니다.

충주호 너머 멀리 월악산국립공원의 영봉이 보입니다.

앞의 직벽에 가까운 암봉을 넘어가야 하는데 소문에 의하면 로프가 부실하여 위험하다고 합니다.

혼자라면 넘어갈 수도 있었으나 일행들 중에 불안하게 보이는 대원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암봉의 왼쪽으로 우회하는 길을 찾기로 했습니다.

암봉의 안부로 내려가고 있습니다.

무사히 우회한 능선에서 잠시 뒤돌아본 암봉입니다.

남쪽으로 월악산국립공원의 산봉우리들이 도열해 있습니다.

큰두리봉(1,080m), 문수봉(1,162m), 매두막(1,115m), 하설산(1,035m), 영봉(1,097m)

망덕용아능선의 북쪽 능강계곡과 학봉입니다.

왼쪽 끄트머리에 조가리봉과 정방사 절간이 보입니다.

조망이 좋은 고래등처럼 생긴 암릉 위를 타고 넘어갑니다.

고래등 암릉에서 뒤돌아본 암봉과 금수산입니다.

다음에 갈 때는 튼튼한 로프를 가져가서 암봉을 넘어보고 싶습니다.

고래등 암릉에서 남쪽 멀리 월악산국립공원입니다.

위험한 곳이기는 하지만 망덕용아는 이렇게 뷰포인트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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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호와 월악산 영봉.

암릉 틈새에서 살 곳을 찾은 소나무의 생명력이 대단합니다.

이렇게 발길을 붙잡는 망덕용아능선입니다.

소나무가 주인인 암릉을 계속 내려갑니다.

바로 아래에 정상이 밋밋한 고사리봉과 안부가 보입니다.

안부의 오른쪽 골짜기가 능강계곡입니다.

오후 3시34분, 능강계곡으로 내려서자마자 차가운 계류에 땀을 씻으니 

정신이 맑아지고 피로가 가십니다.

이 시원함을 누릴 수 있는 산길은 여름철에 특히 매력적입니다.

능강계곡의 하류에는 돌탑들이 즐비하여 등산객들의 시선을 끕니다.

돌탑이 있는 농가를 지나 1km 쯤 걸으면 종착지인 능강교가 나옵니다.

오후 4시20분, 능강교에 도착하니 아직도 뜨거운 햇볕 아래 부근의 계곡은 폭염을 피하여 찾아온

피서객들과 차량으로 복잡했습니다.

전국에서 ‘용’자가 붙은 지명의 산줄기는 험악하기로 소문난 곳이지요,

공룡의 등뼈에 솟은 돌기처럼 생긴 능선이라 하여 지명에 '용‘자를 붙였습니다.

설악산의 공룡능선은 말할 것도 없고 용아장성과 속리산국립공원의 속리용아가 대표적입니다.

이런 곳의 풍경은 너무나 아름다워서 담 큰 등산객들이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찾는 곳이지요,

보셨던 바와 같이 금수산의 망덕용아도 마찬가지입니다.